본 문: 욥기 31:1-40(통독범위: 욥기 25-31장)
제 목: 욥의 최후 진술
법정에서는 검사와 변호인의 치열한 변론이 모두 끝난 후 피고인에게 최후 진술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욥기 29장에서 31장은 9차례에 걸친 친구들과의 변론 후, 욥이 마지막으로 하는 말이라는 점에서 최후 진술과 같습니다. 그후 욥은 하나님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습니다.
욥은 최후 진술은 3단계로 진행되는데, 29장에서 고난이 찾아오기 전 누리던 과거 축복을, 30장은 현재 겪는 고난의 끔찍함에 대해, 31장은 결백한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욥기 31장은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욥1:1)”는 말씀의 진수를 느낄만큼 욥의 삶을 자세히 기록합니다. 강추하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현대어 성경으로 욥기 31장을 읽기 전에는, 고난을 항변하는 그의 거친 모습이 저도 셋 친구처럼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면서 왜 좀 더 빨리 욥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고난이 찾아오기 전의 욥이 얼마나 존경받았는지를 보여주는 한 대목을 소개합니다.
(욥기 29:21-23, 현대어 성경) “사람들은 내 말을 듣고 내 충고를 소중히 여기며 내가 말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가 내가 말한 후에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이것은 그들이 내 충고를 만족스럽게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가뭄 때 비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내가 말하기를 기다렸다.
(욥기 29:24) “그들이 낙심할 때 내가 웃어 주면 나의 밝은 표정을 보고 그들은 용기를 얻었다.”
고난이 시작되기 전 사람들은 욥의 말을 소중히 여기며, 그가 말한 후에는 더 이상 어떤 말도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가뭄 때에 비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욥의 충고를 기다렸습니다. 심지어 낙심한 자에게 욥이 한번 웃어주기만 하여도, 그들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처럼 최고의 지혜자로 평가받던 욥이 이제는 말마다, 친구들로부터 비난을 듣습니다. 고난이 시작되기 전이나 지금이나 욥의 말은 비슷한데, 친구들의 태도가 정반대로 바뀐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욥이 지금은 세상에서 제일 가난하고, 제일 심각하게 병이 들고, 자식까지 전부 죽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에게는 끔찍한 재앙을 겪는 욥이 더 이상 의인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의인이 이렇게 산다는 것은 그들 눈에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빨리 죄를 회개라는 식으로 비난합니다.
(전도서 9:16) “그러므로 내가 이르기를 지혜가 힘보다 나으나 가난한 자의 지혜가 멸시를 받고 그의 말들을 사람들이 듣지 아니한다 하였노라”
가난한 자의 지혜는 세상에서 멸시를 받습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도 가난한 자의 지혜가 멸시를 받는다면, 욥의 세 친구처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람의 삶이 저럴 수 없다는 관점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축복을 가지고 의인됨의 여부를 평가하면, 예수님은 절대 그리스도로 보여지지 않습니다. 그 분의 말씀이 내 인생의 진리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주님은 십자가 위에서 속옷 하나도 걸치지 않은 비참한 모습으로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의인도 병이 들 수 있습니다. 가난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갑자기 죽는 재앙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혹시 이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욥일 수도 있으니 그의 말을 귀담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